대출금리 뛸때 예금금리는 찔끔…왜?

김웅진 | 기사입력 2018/10/02 [11:15]

대출금리 뛸때 예금금리는 찔끔…왜?

김웅진 | 입력 : 2018/10/02 [11:15]

 

대출금리, 연내 5%대 돌파 가능성↑

예금금리 상승 속도 느려…시차·낮은 수요 등 원인

"우대금리 등 통해 시장 금리 반영" 의견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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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연내 금리 상단이 5%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예금금리는 정체 상태가 지속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 중반까지 뛰었다. 이날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47~4.67%를 기록, 3주전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3.44~4.55%)과 우리은행(3.4~4.4%), KEB하나은행(3.136~4.336%)도 0.097~0.12%포인트 올랐다.

반면 예금금리는 계속 정체 상태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97%로 전월과 같다. 지난 1월과 비교해도 0.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기적금 금리도 1.83%로 전월대비 0.01%포인트, 1월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게 은행업계 입장이다. 전체 대출상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상품은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대출금리가 바로 바뀌지만 예금금리는 만기가 돌아오기 전까지 바뀌지 않는다. 즉, 은행들이 특정 시점부터 판매하는 상품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예금 평균 금리가 상승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변동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의 예금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예금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계속 오르는 추세지만 지금처럼 대출이 막히면 은행들이 수신을 늘릴 이유가 없다”며 “은행 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인 만큼 예금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63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9.8%(59조2600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제시하지 않아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는 올리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코픽스 자체가 은행이 은행채나 예수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를 종합해 산정한 것인데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는 정체 상태라는 건 맞지 않다”며 “다만 은행들이 예금 고시금리를 올리지 않고 우대금리 등을 통해 예금 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체감도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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