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2018 국정감사] 여야 '대표급 중진' 포진한 외통위, 이틀간의 탐색전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8/10/12 [12:33]

 4선 이상 중진 주로 포진 '원로원' 외통위 국감 
여야 전현직 대표, 이틀간 국감에서 일합 겨뤄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전·현직 당대표와 원내대표, 당권주자 등이 대거 포진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중진의원들이 이틀간 일합을 겨뤘다.

외통위는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주로 포진해 '원로원'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추미애 전·현직 대표와 원혜영 전 원내대표가 '대표' 소리를 듣고 있고, 이석현·박병석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지내 대신 '의장'이라 불린다. 송영길·이인영 의원도 당권주자다.

자유한국당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김무성 의원이 전 대표, 원유철·정진석 의원은 전 원내대표로 '대표' 라인이다. 강석호 위원장과 유기준 의원은 오는 12월에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 출마가 유력하다. 

양당 소속을 제외한 4명의 의원도 공교롭게도 모두 '대표'다. 바른미래당 정병국·박주선 의원이 각각 대표를 지냈으며,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도 대표 출신이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조차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했다. 

정무에 밝은 이들 중진의원들의 질의는 단순히 통계자료를 읊거나 '질의를 위한 질의'에 불과한 사소한 꼬투리 잡기가 아니라, 정국의 흐름을 염두에 둔 내용일 수밖에 없다.

이해찬 '5·24 조치 해제' 질의는 다목적 포석 
'가르마 타기'…국감 '5·24 블랙홀'에 빠져들어
 

국감 첫날이었던 지난 10일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5·24 조치 해제 논란이 일례다.

이해찬 대표가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 문답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당일은 물론 이튿날인 11일 통일부 국감마저 '5·24 조치 해제냐 아니냐'로 뒤덮인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 대표와 강 장관이 사전에 공감대를 갖고 문답을 주고받는 듯 했다"고 말했다. 5·24 조치는 엄밀히 따지면 외교부가 아닌 통일부 소관이다. 강 장관도 나중에 "(외교부가 관계부처와 검토 중인 게 아니라) 관계부처'가' 검토 중"이라며 통일부로 공을 넘겼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대표가 국감 첫날 '5·24 조치 해제'를 꺼낸 것은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5·24 조치 해제 문제'를 공론화하는 한편 여론을 떠보고, 물밑교섭 중인 미국과 북한에 '사인'을 보내며, 외통위 국감을 '5·24 블랙홀'에 빠뜨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다목적 포석은 소정의 성과를 거뒀다. 강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5·24 조치 해제 여부는 공론의 장으로 나와버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반응을 보였으니, 미국에 '사인'을 보낸다는 목적도 달성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11일 통일부 국감에서는 "5·24 조치는 결국 북미정상회담과 연관돼 있는 것"이라며 "정상회담의 결과, 완화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해달라"고 여유만만의 모습을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야당 의원들이 대(對)정부 강공을 펼치는 무대가 돼야 할 국정감사를 '5·24 블랙홀'에 빠뜨리는데도 성공했다. 외통위 소속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가르마'를 탄 셈"이라고 개탄했다. 

미주반·구주반·아주반 나뉘어 뿔뿔이 해외로 
개성 현지시찰하는 25일부터 본격 대결 속개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의 '5·24 가르마'에 말려들어가긴 했지만, 대표 한 번씩 지내봤다는 야당 중진의원들도 질의를 통해 나름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내년 2월에 치러질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아직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통일부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 조치로 5·24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북한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때까지 단호하게 이행해나갈 방침인데, 이 방침이 변화된 적이 있느냐"며 "선(先)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는 것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원내대표 유력 후보인 강석호 위원장은 "조명균 장관 취임 이후 연설 자료를 분석해보니, 125번 연설하는 동안 평화를 989번 사용했는데, 자유민주주의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며 "장관이 말하는 평화란 것은 헌법에 입각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를 준수하는 평화가 맞는가"라고 추궁했다. 

법리에 밝은 법률전문가로 지난 8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의 논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박주선 의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 이산가족 8·15 상봉은 판문점선언 합의사항이었는데, 그러면 비준도 안 됐는데 지금 이행되고 있다는 것인가"라며 "국회에서 비준동의가 부결되면 남북합의가 무효가 되고 파기가 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판문점선언은 비준돼야 하지만 남북관계발전법에 정면으로 위배해 국회에 비준 요청을 해서 국회의 협치 구도를 파괴하고 남남갈등과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 비준 요구를 철회하고 대통령이 비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일합을 겨룬 여야 중진의원들은 12일부터 미주반·구주반·아주반으로 나뉘어 각각 주미대사관·주영대사관·주인도네시아대사관을 시작으로 해외공관 현지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여야 중진의원들의 본(本) 대결은 해외 국감에서 귀국한 뒤, 오는 25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현장시찰을 시작으로 재개돼 26·29일 종합감사에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10/12 [12:33]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