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모델 김지양 "스스로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김종분 | 기사입력 2018/10/16 [11:00]

플러스모델 김지양 "스스로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김종분 | 입력 : 2018/10/16 [11:00]

 

美플러스사이즈 패션쇼 한국인 최초 데뷔

불모지 시장에 무작정 뛰어들어

"즐거운 일을 하니 에너지 파장도 달라져"

자기 자신 옥죄는 '코르셋' 벗어던지길

이데일리

플러스 사이즈모델 김지양(사진=66100).




 “다이어트 만능주의나 S라인 등 주입된 아름다움에 스스로 갇혀있진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나를 조금 더 사랑하고 케어하기 위해 근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플러스모델 김지양(32)은 ‘살 찐 여자’를 아름답지 않다고 치부하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 당당히 싸워왔다. 그는 국내에서 플러스사이즈 시장의 선두에 섰다고 평가받는다. 2010년 미국 최대 플러스사이즈 패션쇼 ‘풀 피겨드 패션위크(Full Figured Fashion Week)’에 한국인 최초로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온스타일 ‘바디 액츄얼리’의 MC를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현재는 패션 브랜드 ‘66100’을 운영하면서 맛있는 음식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이노센트 플레저’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아름다운 것보다는 멋있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며 “외모적인 것보다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삶이 더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플러스모델로 활동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내서는 불모지 같은 시장이었고, 주변에서 조언을 해줄 이도 없었다.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무작정 미국으로 달려갔다. “처음에는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내가 일을 만들어서라도 해야했다. 인터뷰 요청은 많이 받았는데 그냥 ‘신기한 사람’ 정도로 끝나더라. 모델로 밥벌이를 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미국에서 처음 데뷔했을 땐 너무 신이 났다.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을 하니 에너지의 파장도 달라졌다.”

사회적인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마르지 않은 몸에 대한 왜곡된 시선은 존재한다. 김 대표 역시 모델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마음을 다치기도 했다. “나에게 오는 비난과 악플보다 주변인을 괴롭히는게 참을 수 없었다. 남편에 대해서도 악플을 달더라. ‘너같이 뚱뚱하고 못생긴 게 남편이 있을리 없다’며 나를 허언증 환자 취급하거나 뚱뚱한 여자를 선호하는 변태라는 악플도 있었다. 지난해에 한 차례 고소를 했고 계속해서 괴롭히는 악플러를 얼마전 고소한 상태다.”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탈 코르셋’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여성의 삶을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생겨난 건데 일률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건 맞지 않다. 스스로를 속박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경우 하루에 12시간 넘게 사무실에 있는데 그 시간 동안 속옷을 입고 앉아있으면 불편해서 노브라로 다닌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는 ‘코르셋’에서 벗어나는게 중요하다.”

김 대표가 론칭한 ‘66100’은 본인이 생각하는 기성복의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여자는 66, 남자는 100사이즈. 하지만 최근엔 이 기준이 더 작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매주 목요일에 ‘외모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목요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모임에선 참석자들이 ‘이 몸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 들 땐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질문을 하더라. 내 몸과 화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를 위해 좀 더 에너지를 쓰고 스스로를 아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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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사이즈모델 김지양(사진=6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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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사이즈모델 김지양(사진=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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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사이즈모델 김지양(사진=6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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