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대사 "남북관계와 비핵화, 항상 기계적 같은 속도 아니다"

김희준 | 기사입력 2018/10/17 [10:15]

조윤제 주미대사 "남북관계와 비핵화, 항상 기계적 같은 속도 아니다"

김희준 | 입력 : 2018/10/17 [10:15]

 

'서울·워싱턴 포럼' 기조연설 "한쪽 모멘텀, 다른 쪽 프로세스 견인, 선순환"

"과거 북한보다 김정은 전략·언급·행동 집중해야"

"김정은 대외 공약, 현실화 총력 경주가 최선의 접근"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는 16일(현지시간) “남북관계와 비핵화가 항상 기계적으로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아울러 “북한의 과거 행태로 현 상황을 평가하기보다 현재 프로세스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략·언급·행동에 집중할 때 보다 통찰력 있는 견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세종연구소와 미 외교협회(CFR)가 공동 주관한 ‘서울·워싱턴 포럼’에 참석해 행한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 진전이 비핵화 과정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미국 조야의 우려에 대해 “항상 기계적으로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는 없다”며 “한쪽의 모멘텀이 다른 쪽 프로세스를 견인해서 선순환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남북관계가 북·미협상보다 조금 앞서나갈 경우 한국이 레버리지를 갖고 촉진자 역할을 해, 북·미협상 정체를 풀어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북·미협상을 재가동시킨 예로 볼 때 남북관계 트랙과 비핵화 트랙은 서로를 추동하면서 프로세스를 계속 진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협력은 국제 제재의 틀 내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내 의구심도 언급, “남·북·미 세 지도자가 직접 만나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풍계리 사찰 허용 및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해체 의지를 표명한 것은 전례 없는 진전의 기회를 주는 의미 있는 조치”라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계속 실험하고 확인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추가적 조치를 유도해내고 김 위원장이 직접 대외적으로 공약한 사항들을 현실화시켜 나가는 데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 최선의 접근”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에 대해서도 “지금의 상황은 외교적 접근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며 “남북한과 미국 등 관련국들이 인내심을 갖고 작은 성취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이어 북한 관련 이슈를 복잡한 방정식에 비유하면서 “△비핵화 △70년간 불신과 대치로 이어온 당사국 간 신뢰 발전 △새로운 북·미관계 구축이라는 변수들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만 풀어낼 수 있다”며 “때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종전선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으로서 정전협정 체제나 한미동맹·주한미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해선 김 위원장도 분명한 이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이 적대관계 종식·신뢰구축·대북 안전보장 제공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려는 핵심 이유를 제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워싱턴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세종연구소 백종천 이사장·백학순 소장·김준형 한동대 교수·이근 서울대 교수·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스나이더 CFR 한국 프로그램 디렉터·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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