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산림청 헬기와 동일기종 7대…"예산 먹는 하마"

권오성 | 기사입력 2018/12/03 [10:05]

추락한 산림청 헬기와 동일기종 7대…"예산 먹는 하마"

권오성 | 입력 : 2018/12/03 [10:05]

 

대당 7억원 들여 정비하지만 가동률 평균↓

지난 1일 서울 강동대교에 추락한 산림청 카모프 대형 헬기(KA-32)와 같은 기종의 헬기가 해양경찰청에도 8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모프 헬기의 노후화와 부품 조달 어려움 때문에 수리 비용은 비싸지만 오히려 가동률은 전체 평균(80%)보다 떨어져 ‘예산 먹는 하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

2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구리암사대교 인근에서 전날 추락한 산림청 헬기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일 해양경찰청의 ‘노후 헬기 수명 및 운영관리 연구’에 따르면 해경에서 운영 중인 헬기 17대 중 8대(47.1%)가 카모프 헬기이다. 이 중 7대는 생산된 지 20년이 넘었으며 기체 노후화로 불가동일수가 연간 25∼140일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모프 헬기는 옛 소련의 차관을 무기로 대신 받는 ‘불곰사업’을 통해 들어온 기종이다. 힘이 좋고 물을 3000ℓ까지 실을 수 있어 산림청에서만 산불 진화용으로 30대를 활용 중이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카모프 헬기의 긴급결함 건수는 12건으로 전체 해경 보유 헬기 기종 중 가장 많은 고장 건수를 기록했다. 1998년 도입한 B507 카모프 헬기는 고장때문에 140일 동안 현장에 출동할 수 없었다. 카모프 헬기 가동률은 2015년 74.1%에서 2016년 62.6%로 떨어졌다. 2016년 전체 해경 항공기 가동률(80.2%)보다 18%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로 연구진은 주의 깊은 장비 운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20년이 지난 노후 카모프 헬기의 정비비로 연평균 7억원가량 소요되면서 운영유지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동에 필요한 운용유지비는 2013년 8억100만원에서 2014년 12억6800만원, 2015년 24억9900만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비싼 해외 부품 조달과 잦은 고장에 따른 정비가 운용유지비를 급격하게 늘린 것이다. 연구진은 “해경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적정한 교체주기는 26년”이라며 “적정한 시점에 예산을 집행해 교체하는 것이 헬기를 안전하게 운용하면서 비용 부담도 낮추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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