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의 봄’ 오나···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부동산업계 ‘기대감’

김웅진 | 기사입력 2018/12/06 [10:02]

‘접경지의 봄’ 오나···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부동산업계 ‘기대감’

김웅진 | 입력 : 2018/12/06 [10:02]

 

이투데이


여의도 면적의 116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접경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군사작전상 제한이 없는 21개 지역에서 여의도 면적 116배에 달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지역의 63%는 강원도, 33%는 경기도로, 주로 군사시설이 밀집한 접경지역이다. 서울,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도 포함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당정은 아울러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1317만㎡도 '제한보호구역'으로 변경해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통제보호구역에서는 사실상 건물 신축이 금지돼 개발이 어려웠지만 제한보호구역에서는 군과 협의 하에 건물을 신축할 수 있어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당정은 또 군사시설 보호구역 중 2470만㎡에서 개발 등 군과의 협의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로써 우선 서울 은평구와 마포구, 경기 고양시 등의 지역에서 일정 높이 이하의 건축이나 개발의 경우 군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지자체가 직접 허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태년 의장은 "당정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과 관련한 군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으로 인해 그동안 주민과 지방정부가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어왔다고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의 결정에 접경지역을 위주로 부동산시장이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우선 경기도 김포시에선 2436만㎡의 보호구역이 해제됐다. 보호구역 비율도 80%에서 71%로 낮아졌다. 김포시에 따르면 해제된 지역은 대곶면 거물대리·석정리·쇄암리, 양촌면 누산리·흥신리, 월곶면 갈산리·고양리 일대 등 김포 북부 지역이다. 주로 농촌과 주거지가 발달한 도시화 지역으로 평소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해 달라는 주민 요구가 많았던 곳이다.

또한 통제보호구역 725만㎡가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된 인천시 강화군 주민들도 이번 조치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강화군의 군사시설보호구역 면적은 총 1억8500여㎡로 강화 전체면적의 48%에 달했다.

통제보호구역에서는 주택 신축을 할 수 없고, 제한보호구역에서는 군부대 협의나 강화군 승인을 얻어야 주택을 지을 수 있었으며 각종 시설물 설치, 토지 개간, 벌채도 제한됐다. 개발하려면 국방부 장관이나 관할 부대장과 협의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했지만 투기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동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여의도 100배 넘는 규모의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푼다는 것은 토지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김포, 파주, 고양 등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가 주택시장에서 발생했던 투기가 토지로 이전하지 않도록 사전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접경지역은 과거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서 가격이나 거래량의 변동성이 굉장히 컸던 지역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에 따른 묻지마식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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