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진 이 안보이려 조심조심 말하던 그 총각

남현숙 | 기사입력 2018/12/11 [11:07]

벌어진 이 안보이려 조심조심 말하던 그 총각

남현숙 | 입력 : 2018/12/11 [11:07]

 [더,오래] 유원희의 힘 빼세요(3)

입안에는 또 하나의 우주가 있다. 그 신비한 조화와 자연미를 찾아내 미적 감각으로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들려주는 힘을 빼는 삶의 이야기. 힘을 빼면 치과 치료가 쉬워지는 건 물론 가족, 친구 사이, 비즈니스도 잘 풀려간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잘 알려진 치과의사가 힘을 뺀 인생이 더 멋진 이유를 들려준다. <편집자>



중앙일보

우리 집 근방에 목욕탕이 있다. 이 목욕탕에 3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다니다 보니 세신사 총각과 친해졌다. 어느 날 총각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내용과 연관 없는 사진).

 



우리 집 근방에 목욕탕이 있다. 집에서 하는 것과 목욕탕에 가서 하는 것은 다르다. 뭔가 더 개운한 느낌이라서 나는 자주 간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다. 흔히 말하는 때밀이지만 한자로는 세신사라고 한다. 어감이 다르고 하나의 직업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서 세신사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목욕탕의 세신사는 40대의 총각이다. 요즘이야 결혼적령기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내가 결혼하면 그것이 적령기이고 혼자 사는 사람도 많이 생겼으니 40대 총각이라고 해서 창피할 것도 없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총각이라는 말은 한자어인데 총은 ‘묶다’라는 뜻이고 각은 ‘머리카락’을 나타낸다. 결혼하지 전에 머리를 땋아 묶고 다니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이다. 총각김치를 담그는 무를 총각무라고 하는데 무청을 총각 머리처럼 땋아 묶을 수 있다는 것에서 이어진 말이다(총각김치를 총각이 담근다고 착각하고 괜히 이상한 생각을 하지 마시길).

이 목욕탕에 3년 동안을 매주 거르지 않고 다니다 보니 세신사 총각과 친해졌다. 총각에게 몸을 맡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어느 날 총각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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