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최저임금 속도 너무 빠릅니까" 文대통령, 인상 속도 고민 드러내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8/12/12 [09:26]

"솔직히 최저임금 속도 너무 빠릅니까" 文대통령, 인상 속도 고민 드러내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8/12/12 [09:26]

 내년도 정부 업무보고 첫 날
세종청사 고용부 최저임금 담당 일선 공무원들 만나
최저임금 인상 순기능과 역기능...정확한 현황 파악 주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를 방문해 최저임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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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장에서 체감해보니 어떻습니까.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릅니까. 솔직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근로감독 등을 담당하는 근로기준정책과를 방문, 일선 공무원들과 최저임금을 둘러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우선, 담당 공무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가 어떤지를 물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낮춰야 할지, 아니면 이 속도대로 가야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담긴 질문이었다.

두번째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악화 간의 정확한 상관관계, 즉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고용에 미치는 긍정·부정적 효과를 통계적으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하는 정보엔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혼재돼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정부 역시 '최저임금 인상→사업주의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 증가'라는 순기능과 '최저임금 인상→경영난→일자리 수 감소'의 역기능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 역시 이 부분을 답답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비슷한 맥락으로 '일용직 감소·상용직 증가 현상'과 관련, 건설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아 나타난 건설 일용직 감소는 차치하고서라도 "최저 임금이 인상되고 하면서 오히려 상용직으로 전환돼 빠져나간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최저임금의 압박때문에 고용 밖으로 밀려나간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면서 "통계청이 조사한 그 원자료를 받아서 실직한 일용직들을 실제로 면접 조사 해본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그 원인이 뭔지 제대로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래야 최저임금을 지금과 같은 속도로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안 그러면 정말로 조정을 충분히 해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고용악화의 주된 원인이 최저임금 탓이 아니라는 청와대 기존 장하성 경제팀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전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용악화 원인으로 최저임금 효과를 강조한 반면, 청와대 참모들은 고령화, 온라인 구매 증가 등 소비패턴 변화, 최저임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논리를 폈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8350원(올해대비 10.9%인상)이 적용되는 데 대해 사실 적지않게 긴장하고 있다. 기업 경기 악화 전망, 부정적 심리 확산, 대외 불확실성 증가 등이 겹치며 올해(7530원, 전년비 16.4%증가) 겪은 진통 이상으로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자리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최태호 근로기준정책과장, 김경선 서기관, 정은경 사무관, 손우성 사무관, 강무성 사무관, 김경민 사무관, 한창훈 주무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에서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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