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외친 나경원에 표 몰려…향후 보수통합 행보 나설듯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8/12/12 [09:39]

통합 외친 나경원에 표 몰려…향후 보수통합 행보 나설듯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8/12/12 [09:39]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을 띠면서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던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친박계 지지를 받은 나경원 의원이 전체 103표 중 68표를 얻어 비박진영의 대표주자로 나선 김학용 의원(35표)에게 무려 33표차로 크게 이겼다.

통합을 주창했던 나 원내대표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이번 선거의 시사점은 적지 않다. 일단 나 원내대표를 물밑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결속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점이다.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가 힘한번 못써보고 김성태 후보에게 압도당했다면, 이번에는 나 의원 중심으로 단단히 뭉친 것이다. 그만큼 친박계가 복당파 중심의 비박진영이 공공연히 언급한 '물갈이' 방침에 대한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 의원이 얻은 표는 비단 친박계만 던진 것이 아니다. 김학용 의원에게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이겼기 때문에 비박진영에서도 적지 않은 의원들이 나 의원에게 기표한 것이 된다. 이는 특정 계파를 겨냥한 인적 쇄신과 이에 따른 계파 간 대립구도의 계속, 보수 분열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나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줄곧 통합을 강조한 것이 친박계를 비롯해 중도 성향의 비박계 잔류파들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일 출마를 공식화하며 "친박과 비박은 금기어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한평생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을 했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역시 범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용기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김 의원 역시 선거 과정에서 계파 통합 등을 내세웠지만, 선거 이전부터 '살생부'가 언급되고, 친박계 의원들의 신당 창당설이 나오면서 이같은 구호가 주목받지 못했다. 아무래도 복당파 중심의 지도부 구성에 반감과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친박계는 한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 비록 나 의원이 '태생적 친박'은 아니지만 선거 때부터 줄곧 통합을 강조했고, 당선 뒤 첫 일성으로도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친박과 비박의 계파간 반목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면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긴 뒤 당대표까지 거머쥐고 당을 보다 더 속도감있게 재편하려던 비박진영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당분간 '로우 키'를 유지하며 내년 초 전당대회를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나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간 화합을 넘어 바른미래당까지 아우르는 본격적인 보수 통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보수통합 부분에 있어서 늘 우리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된다"라며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원하는 의원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의 정치인생 제2막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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