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대량생산 `시동`…현대차, 글로벌 선두 굳힌다

김웅진 | 기사입력 2018/12/12 [10:04]

수소차 대량생산 `시동`…현대차, 글로벌 선두 굳힌다

김웅진 | 입력 : 2018/12/12 [10:04]

 ◆ 현대차 수소경제 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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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첫째)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셋째)이 11일 충북 충주의 현대모비스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공장 내부를 둘러보며 수소차 관련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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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연료전지 분야 글로벌 리더십의 첫 단계가 오늘 제2공장 기공식입니다."

2013년 현대차가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혁신에 열광하면서도 향후 시장성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현대차의 미래 로드맵을 수소경제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지난 3분기 전반적인 어닝쇼크를 경험하는 등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비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2019~2020년 2년 동안 3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3000대 규모인 수소차 생산능력을 1만1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총 1300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사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는 부품 감소폭이 크지만 수소차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고, 수소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업계와 한국수출입은행의 부품 수 비교조사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3만개, 전기차는 1만9000개, 수소차는 2만4000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2세대 양산 수소차 넥쏘 증산 연계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내년에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협력사에 설비투자 자금 등을 지원해 협력사가 안정적으로 수소차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 수요에 대응하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30년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효과는 약 22만명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수소 연료전지 공급도 확대한다. 우선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수소 연료전지 제2공장 신축이 끝나면 현재 3000대 수준인 생산능력이 2022년 4만대로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시설 투자를 추가로 더 해서 2030년에는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연료전지 스택) 생산능력을 7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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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계자는 "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전용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한 것은 전 세계에서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면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공장 신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택은 내연기관차량의 엔진, 전기차의 배터리에 해당하는 수소차의 핵심기술이다. 수소차의 구동원리는 물의 생성원리와 반대다. 물의 화학식은 H2O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만들어진다. 전기로 물을 분해하면 음극에선 수소, 양극에선 산소가 발생한다. 이 원리를 반대로 이용해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전기는 컨버터를 통해 높은 전압으로 바뀌어 보닛 안에 있는 전기모터로 흘러 들어가 차를 움직인다. 모터를 돌리고 남은 전기 등이 배터리에 저장돼 동력으로 쓰인다. 이 시스템 전체를 스택이라 부르는데 이게 수소차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스택을 싸게 양산할 수 있으면 수소차를 싸게 양산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스택의 외부 공급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도 기술에 생산력까지 더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소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경쟁 완성차업체에도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사업 추진을 위해 이달 초에는 기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내 실급 전담조직도 만들었다"며 "다만 초기 시장인 만큼 철저한 시장조사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이날 기공식에서 수소사회를 선도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수소차를 토대로 한 수소사회 실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도 살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정 부회장은 "이곳 충주공장은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량 핵심부품 전용공장으로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연료전지 스택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연구개발 설비 확대 등 단계적으로 총 7조6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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