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檢 칼끝은 '재판청탁'으로

김석순 | 기사입력 2019/01/25 [06:58]

양승태 수사도 사실상 마무리…檢 칼끝은 '재판청탁'으로

김석순 | 입력 : 2019/01/25 [06:58]

 

이르면 오늘부터 梁 소환조사 / 통진당 재판개입 등 여죄 따져 / 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등과 / 2월 12일까지 일괄기소 방침

세계일보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겨냥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사법농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은 여전히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개입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 등 남은 수사를 빠르게 마무리 지은 후 관련자들을 일괄기소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시58분쯤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구속기간을 고려해 이르면 25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검찰청사로 소환해 수사를 정리하고 다음달 12일까지는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가운데 핵심 혐의는 일제 강제징용·통진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 재판개입, 법관 사찰 및 블랙리스트 인사 불이익,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헌법재판소 비밀수집 및 누설, 공보관실 운영비 비자금 전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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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검찰 수사가 남아있는 부분은 통진당 행정소송 배당조작에 개입한 의혹과 최근 불거진 서 의원 등의 재판청탁 의혹이다. 검찰은 서 의원의 재판청탁 역시 상고법원을 매개로 한 일종의 거래 성격이 있다고 보고 양 전 대법원장이 보고를 받았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40여개에 이르고, 여기에 연루된 100명 안팎의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추가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

검찰은 남은 수사를 마무리 지은 후 법리검토를 거쳐 사법농단 의혹 연루자 가운데 사법처리 대상을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특히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62)·고영한(64) 전 대법관, 유해용(53)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사법농단 의혹에 폭넓게 연루됐다는 점에서 기소가 유력하다. 또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에서 첫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65) 전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재직 당시 통진당 재산 국고귀속 소송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이인복(63) 전 대법관의 기소 여부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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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수감된 24일 오전 굳은 표정의 문무일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이 사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에 성공하면서 수사는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7개월간 이어진 장기 수사로 수사팀의 피로도가 높고, 사법농단 수사에 파견된 검사들로 인해 중앙지검 형사부 사건 처리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점에서 ‘속도전’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이후 남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국회의 재판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도 미진한 부분이 없게 폭넓게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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