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낮춘 한은… 금리인하는 '선긋기'

김웅진 | 기사입력 2019/01/25 [07:04]

성장률 낮춘 한은… 금리인하는 '선긋기'

김웅진 | 입력 : 2019/01/25 [07:04]

 한은 전망 2.7% → 2.6%
대외리스크로 수출중심 경제 타격.. 반도체 업황회복 가능성은 열어둬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지난해 10월 2.7%란 수치를 제시했지만 24일 2.6%로 내렸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중국 경기부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각종 위험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내 경제도 빠르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가 부진하면 경제 전반에 강한 하방압력이 발생한다. 다만 한은은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급락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금리인하를 논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삼성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기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하고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연초 경기상황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 세계 경제부진 징후에 따른 수출위축이 이어져 대내적으로 설비투자 등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9%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이 경제성장세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14.6% 줄었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이후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 만약에 반도체 경기가 둔화국면에 진입한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은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긴축'에서 다시 '완화'로 옮기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금리동결을 넘어 인하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한은은 추가 완화조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 총재는 "올해 예상되는 성장세도 지난해 수준이며 한 달 사이 여건을 보면 둔화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금융안정 리스크, 가계부채라든가 이런 것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출악화의 가장 큰 원인인 반도체시장 부진도 하반기에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다수의 전문기관들이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수요가 증가해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파악한다"고 전했다.

다만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세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어 한은의 예측경로를 벗어날 가능성도 다분하다.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골드만삭스 등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보다 더 낮게 보고 있다. 소비·투자와 밀접한 소비심리, 기업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세계 경제를 둘러싼 시각도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연합신보 기자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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