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실업률 최악…수렁 속 더 빠진 고용

김용진 | 기사입력 2019/02/14 [08:43]

실업자·실업률 최악…수렁 속 더 빠진 고용

김용진 | 입력 : 2019/02/14 [08:43]

 

文정부 새해 첫 고용성적표

세계일보


‘실업률 9년 만에 최고’, ‘실업자 수 19년 만에 최악’, ‘취업자 수 증가 1만9000명’…. 문재인정부가 받아든 올해 첫 고용성적표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 ‘참사’ 수준을 보인 고용지표가 올 들어서도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고령인구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에다 제조업 위기,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로 공공기관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언제까지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릴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2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8월(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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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월 취업자 수 부진의 원인으로 기저효과를 꼽는다. 지난해 1월 취업자 증가폭은 33만4000명으로 연평균 증가폭(9만7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저효과에다 제조업 등에서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이 겹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저효과 등으로 설명하기에는 고용지표 대부분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1월 17만명 감소를 기록하며 폭을 키웠다. 그동안 부동산 호황으로 증가세를 보인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만9000명 줄며 2년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에 이어 올 들어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까지 4만9000명 감소했다. 정부는 그동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취업자 수 증가를 들어 고용의 질 개선을 주장했으나 이마저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궁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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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업률은 4.5%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5.0%) 이후 가장 높이 솟았다.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월 기준으로 보면 실업률 상승과 함께 실업자 수까지 급증한 것이다. 1월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4000명 늘어난 122만4000명을 기록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00년(123만2000명) 이후 19년 만에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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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수는 1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으며 실업률도 2010년 이후 가장 높게 기록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취업 교육을 받고 있다.


고용률은 59.2%에 머물며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65.9%를 기록했다.

고용이 최악으로 치닫자 정부는 다시 공공기관 채용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전문가들 시선은 싸늘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을 풀어서 일자리 늘리는 상황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이렇게 끌어올려 봐야 나중에는 결국 욕먹는 상황이 온다”며 “정부는 산업 로드맵을 짜고,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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