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 박소담→'사바하' 이재인, 여배우 삭발 투혼

오준 | 기사입력 2019/02/15 [12:08]

'검은 사제들' 박소담→'사바하' 이재인, 여배우 삭발 투혼

오준 | 입력 : 2019/02/15 [12:08]

 

한국일보

‘사바하’ 이재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15년 영화 '검은 사제들'로 흥행에 성공한 장재현 감독이 신작 '사바하'를 관객에 선보인다. 박소담을 일약 스타로 만든 그는 또 한 번 무한한 가능성의 배우를 발굴했다. 2004년생, 풋풋한 외모가 돋보이는 아역배우 이재인이다.

'검은 사제들' 속 박소담은 촬영 당시 25살의 신인배우였다. 교통사고 이후 악령이 들린 소녀 영신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수많은 시상식에서 신인연기상을 꿰찼다. 캐릭터를 위해 긴 생머리를 싹둑 자르고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친 덕에 극의 공포도 극대화됐다.

이후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촬영 당시 어려웠던 점은 머리를 미는 거였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오디션 때부터 삭발 공지가 있었는데, 마음 속으로는 '설마 삭발을 하겠어?'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머리를 밀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캐릭터적으로 설명해주셨는데 그래서 와닿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는 신흥 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이정재)가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에 얽힌 살인 사건을 쫓다가 미스터리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검은 사제들'에 이어 또 한 번 종교 소재의 미스터리 스릴러물에 도전한다.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관객 스스로 던지게 만드는 이 작품은 세상의 어두운 면면을 들여다보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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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 ‘검은 사제들’ 현장 스틸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배우는 이재인이다. 상업영화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를 연기하며 1인 2역에 나섰고, 섬뜩하면서도 세밀한 연기를 보여준다.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이재인은 "해보기 어려운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다. 두 사람이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행동과 표현에서 차별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촬영하면서 정말 모두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 많이 배웠다. 덕분에 몰입을 더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함께 연기한 이정재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재인에 대해 "첫 영화라고 하던데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재인을 캐스팅한 장재현 감독 역시 "나이와 경험에 비해 신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최고의 배우"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재인은 쌍둥이 동생 금화를 연기할 때는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두움이 존재하는 중학생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10대 소녀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눈빛이 깊어 클로즈업 영상만으로도 캐릭터에 담긴 많은 스토리를 예상케 한다. 쌍둥이 언니로 등장할 땐 삭발 투혼을 감행, 신비로우면서도 섬뜩한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재밌는 점은 장재현 감독의 두 편의 영화에서는 여배우들이 모두 삭발을 감행했다는 것. 배우의 입장에서 작품과 연출자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재인은 감수성이 예민한 15세 소녀이기에 연기를 위해 머리카락을 한 올도 남김없이 민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그의 과감한 도전으로 극의 오묘한 분위기가 배가되고, 더욱 풍성해졌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장 감독은 '사바하' 언론시사회를 마치며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3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피를 토하고 뼈를 깎으며 만든 영화다. 스태프들도 열심히 만들었고 배우들도 잘해줬으니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물론 흥행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재인이 대배우로 성장할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연합신보 사회부 국장으로 다소 활용과
파이낸셜신문 - e중앙뉴스 논설위원으로 많은 작품 기고 하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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