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결렬에 일본 반응, 표정 관리일까?

노종관 | 기사입력 2019/03/01 [11:24]

북미회담 결렬에 일본 반응, 표정 관리일까?

노종관 | 입력 : 2019/03/01 [11:24]

 

KBS

 



▶ 아베 총리, 북미회담 결렬 배경 파악 분주
▶ "트럼프 대통령 결단 지지"… "다음엔 내가"
▶ "성과 없어 유감", "제재 해제 안 돼 다행"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를 주장해 온 일본 측에서는 내심 다행이라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제재 완화가 이뤄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보수 정치인의 공식 입장도 나왔다.

아베 총리, 북미회담 결렬 배경 파악 분주

2월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한창이던 시간, 아베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미회담이 비핵화에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김정은 위원장에 전해줄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28일 오후, 사태가 급변했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 집중 심의가 끝난 오후 3시 이후, 관저로 복귀했다. 곧바로 아키바 사무차관을 만나 30분간 밀담을 나눴다. 정상회담 정보 수집과 분석,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바 차관은 면담 내용에 대해서 함구했다.

K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 가와이 총재 외교특보와 만나 15분간 의견을 나눴다. 가와이 특보는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흥미를 갖고 TV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와이 특보는 낯익다. 자위대 초계기 문제 등 한일 갈등 국면에서 앞장서서 한국을 비난했던 그 인물이다.

KBS

 



이어 등장한 스가 관방장관. 일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인물. "자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전체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적합한 시기에 미·일 정상 간 전화회담이 이뤄지도록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아베 "트럼프 대통령 결단 지지"… "다음엔 내가"

저녁 무렵, 아베 총리가 기자들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 소식을 알렸다. 전화 통화는 7시 반부터 10분 정도 진행됐다. 한일 정상 간 전화 회담 직후이다.

아베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강한 결의 아래, 안이한 양보를 하지 않고, 동시에 건설적인 논의를 계속해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촉구해 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전면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에서는 중요한 납치 문제는, 어젯밤 1대1 회담에서, 내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해줬다고 한다. 그 후 만찬에서 다시 납치 문제를 제기해 정상 간 진지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납치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2회에 걸쳐 제기됐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다음은 '나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결의했다. 앞으로도 납치 문제, 핵 문제, 그리고 미사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일이 제대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성과 없어 유감"... "제재 해제 안 돼 다행"

일본 언론은 회담이 시작되기 전부터, 그리고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신중하면서도 부정적인 보도와 분석기사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 내기에 급급하지만, 사전 협의에서 비핵화에 진전이 없었다는 분석, 섣부른 제재 완화는 대북 교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훈계, 더 나아가 일본 정부가 화해 분위기 확산에 부정적이라는 분석까지.

NHK는 교섭 결렬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납치 문제가 회담에서 거론된 것은 "미·일의 연대가 긴밀하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KBS

 



KBS

 



고노 외무상은 28일 도쿄 도내에서 열린 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합의가 없었다. 매우 유감이지만, 국제 사회가 북한의 핵 보유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일치단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야 방위상은 28일 저녁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공정이 조금이라도 진행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성과를 얻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납치, 핵, 미사일 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경합했던 이시바 전 간사장. 최악의 결론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뜻을 밝혔다. 협상 포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뜻이 아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말에 가시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았는데,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최악의 결론이 되지 않아서 좋았다. 만일 미국에 도달하는 대륙 간 탄도미사일은 포기하는 것으로 한걸음 진전이 되더라도 일본은 미사일의 사정권에 남아 있게 돼 좋지 않은 상황이 된다."고 주장했다.

북미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해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일본 정치권의 반응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