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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연설’ 이언주, ‘갑툭튀’ 이채익…나경원 연설 파문 ‘B컷’
 
서정태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09:25]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나경원 연설에 민주당-한국당 고성 오가자

바른미래당 쪽에서 튀어나온 이언주 목소리

혼자 민주당 자리로 가 ‘개별전’ 펼친 이채익

김관영에 한국당은 “잘 한다”했다가 “말 안된다”



한겨레

 

 

최근 3일간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있었다. 오랜만에 298명의 의원이 본회의장에 모였다. 1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설은 무난하게 넘어갔고,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에선 ‘난리’가 났으며, 13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연설 땐 “잘 한다”와 “말도 안 된다”가 동시에 나왔다. 언론에 많이 보도되지 않은 ‘비(B)컷’ 장면과 포인트들을 모아봤다.

■ 왼쪽 구역에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이언주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헌정농단 경제 정책” “좌파 포로정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등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있는 단상으로 올라가 “이게 무슨 교섭단체 연설이냐”며 격하게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해”를 연신 외쳤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철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양쪽 원내 지도부도 합세해 서로 거칠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손바닥으로 책상을 탕탕 치며 “경청! 경청!”을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해! 사과해!”를 연발했다.

본회의장 좌석은 같은 당 의원들이 모여 앉을 수 있게 배치된다. 국회의장석 단상을 바라보고 오른쪽이 자유한국당, 가운데가 민주당, 왼쪽이 다른 정당 자리다. 맨 왼쪽엔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앉는다. 이날 오른쪽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비교적 잠잠하던 왼쪽 구역에서 갑자기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었다.

“이게 뭐하는 거예요!” “여당이 돼가지고…” “의장, 조용히 시키세요!” “여당 책임이 있어요!”

이 의원은 격앙된 어투로 여당 비판을 연이어 쏟아냈다. 이 의원이 평소 보수 성향 집회에 참여해 연설할 때의 톤과 비슷했다. 민주당-자유한국당의 쌍방 고성이 시끄러운 상황이었지만 이 의원의 목소리는 이를 뚫고 들려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다수에 뒤지지 않는 ‘화력’이었다. 주변의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뒤로 돌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 의원을 쳐다봤다. 함께 ‘왼쪽 구역’에 앉아있던 국무위원들도 신기한 듯 고개를 돌려 연신 이 의원을 바라봤다.

한겨레

 


■ 스포트라이트 제대로 받은 이채익·정용기

이날 가운데 구역 민주당 의원들 자리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야당 의원이 있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쌍방 고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채익 의원이 갑자기 홀로 민주당 의원들 자리로 왔다. 이철희, 윤준호, 강병원, 표창원 민주당 의원 등이 모인 구역이었다. 이들은 이날 민주당 좌석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항의하던 의원들이었다. 원내대변인인 강병원 의원은 목이 쉴 정도였다. 이채익 의원은 윤준호 의원 등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철희, 강병원 의원 등은 삿대질로 응수했고 주위에 있던 김현권, 송기헌 민주당 의원 등은 “자리로 돌아가라”며 이 의원을 타일렀다. 이 의원을 향해선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은 이 의원의 ‘활약’을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바라봤다.

정용기 의원도 갑자기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정 의원은 의장석 쪽에서 지도부 간 싸움이 한창이던 때에 나 원내대표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흡사 작전회의를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 의원은 나 원내대표에게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는 말을 못하는 것이야 말로 적폐다, 수석대변인이라고 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하라)”고 조언했다. 왼쪽 손으로 입은 가렸지만, 마이크가 켜져 있어 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의 앞 쪽으로는 수십개의 카메라가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었다.

한겨레

 


■ 한국당으로부터 “잘 한다”-“말이 안된다” 동시에 들은 김관영

13일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무대였다. 제3정당 원내대표인 그가 “문재인 정부 3년차! 과연 무엇이 바뀌었냐”고 외치자 자유한국당 쪽에서 “잘한다!”가 들려왔다. “도대체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보기 위해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까?” 정부·여당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비판이 이어질 때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잘한다!”가 뒤따라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낙하산 인사’ 논란을 화두로 꺼냈다. “이전 정부에 대해 민주당이 그렇게 비판했던 낙하산 인사, 문재인 정부 역시 낙하산 인사는 데칼코마니처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이었지만 자유한국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의원 누구도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용했다. 자유한국당에서 들려오던 “잘한다”도 들리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가 이어 “부동산 투기 의혹이나 재판청탁과 같은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고 실제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해충돌방지법 추진을 촉구하는 대목에서도 반응은 비슷했다. 두 당 모두 조용했다. 민주당의 서영교 의원은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고, 자유한국당 이장우·장제원·송언석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부동산 투기 및 이해충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의원들 좌석이 다시 시끄러워진 것은 김 원내대표가 ‘선거제 개혁’을 꺼낸 뒤였다. 김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제안에 대해 “위헌적 발상이며 반민주적 억지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아닙니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거제도 개편 법안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언급한 대목에서는 반발이 더 커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민주주의는 그런 게 아니다” “정신 좀 차리라”고 외치며 반발했다. 연설이 끝났을 때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각각 자신의 정당에서만 “잘했다”는 소리를 들은 반면 김관영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에서 모두 “잘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한겨레

 


3일간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가장 조용했던 날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오른 11일이었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의원들 모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홍영표 원내대표 지역구 주민 50여명이 방청석에 앉아 그의 연설을 경청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원고에 줄을 치며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 쪽 관계자는 “여당 원내대표의 연설이다보니 아무래도 보다 종합적으로 내용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당처럼 각을 세우기 보단 대안 제시 등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가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이후 국회 밖에서 반발이 일었다. 민주노총은 “오만한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홍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한국노총 출신의 이용득 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에 “사회를 이끄는 조직이고 그 곳의 리더라면 우선 내부 논의를 해야 한다. 또 임금 불평등이 심한 사회라면 이해 당사자들이 대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서 얘기하도록 해야 하는데 (홍 원내대표는 그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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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4 [09:25]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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