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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 분노한 英재계 “정치 서커스 멈춰라”
 
노종관   기사입력  2019/03/14 [10:06]

 

시한 17일 남겨놓고 방향 못정하자… 기업들 미래 불투명에 정치권 성토

野-언론, 메이 총리직 사퇴 압박

노동당 “합의안 사망”… 조기총선 요구

14일 ‘노딜 브렉시트’ 찬반 표결

동아일보

분열된 영국, 깜깜한 앞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 하원에서 2차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부결된 직후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의사당 밖에서는 브렉시트 반대파 여성(왼쪽)과 찬성파 남성이 논쟁을 벌였다. 브렉시트 시한을 불과 17일 앞두고 영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이 극심하다. 런던=신화·AP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에 제출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승인투표가 12일 또다시 부결됐다. 1월 15일에 이은 두 번째 부결이다. 메이 총리와 유럽연합(EU)이 그간 최대 쟁점이던 ‘백스톱’(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 간 통행·통관 자유를 보장한 안전장치) 조항에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 백스톱에 또 잡힌 발목


12일 오후 치러진 2차 승인투표 결과는 찬성 242표, 반대 391표였다. 149표 차로 1월(230표 차)보다는 격차가 줄었지만 이 역시 영국 의정 사상 4번째로 큰 표차여서 누가 봐도 총리의 대패(大敗)라는 평가가 나온다.

1월과 마찬가지로 또 백스톱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메이 총리는 당일 0시 EU 의회 본부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긴급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1차 투표 때 당내 반대파의 반발을 불렀던 백스톱 종료 시점에 대해 “EU가 백스톱 조항을 무기한 유지하려고 하면 영국이 이의를 제기해 이를 중단토록 하겠다”며 EU의 양보를 끌어낸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당 보수당 내 강경파와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은 요지부동이었다. 백스톱 조항을 통해 EU 관세동맹에 남는 것은 브렉시트의 의미를 훼손할뿐더러 영국의 분열을 촉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어정쩡하게 관세동맹에만 남아 있느니 ‘영광스러운 고립(splendid isolation)’을 택하자고 외친다. 보수당 강경파 75명과 DUP 의원 10명은 이날 전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 국민 불만 폭발

동아일보


국민의 분노는 커져가고 있다. 특히 경제에 악영향을 우려한 재계 반발이 크다. 캐롤린 페어번 산업연맹(CBI) 사무총장은 “오늘은 ‘실패한 정치의 마지막 날’이 돼야 한다. 의회는 이제 서커스를 멈추라”고 규탄했다. 마이크 체리 중소기업연맹 의장도 “정치적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들은 투자, 고용, 성장이 완전히 멈춘 채 고통 속에 신음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부결 직후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데드라인이 불과 17일 남았지만 의회는 여전히 분열돼 있다. 브렉시트를 할지 말지는 물론이고 조기총선 소집, 2차 국민투표 실시 등도 명확하지 않다”고 영국의 깜깜한 앞길을 소개했다. 영국 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노딜 브렉시트(합의안 없는 EU 탈퇴)가 가까워졌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원은 13일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결과는 1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14일 오전 4시)경 나온다. 가결되면 16일 후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고 부결되면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장하는 안에 대한 투표가 이어진다. 노딜 브렉시트가 부결되고 연장안 투표가 가결돼도 뚜렷한 명분이 없어 EU가 어느 정도까지 수용해줄지 미지수다. 13일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시 현재 100% 무관세인 EU 수입품 중 82%는 무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EU는 “영국 수입품과 수출품에 세계무역기구(WTO) 기준대로 예외 없이 일반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

○ 메이, 더 버틸 수 있을까

메이 총리가 연이은 두 번의 패배를 견딜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총리는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과 야당의 공세가 거세다. 더타임스 칼럼니스트 매슈 패리스는 “이미 힘과 권위를 모두 잃은 총리가 어떻게 다음 주 EU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총리의 합의안은 완전히 죽었다”며 조기 총선을 주장했다. 보수당 내부는 물론이고 총리가 직접 임명한 장관들 사이에서도 교체 의견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의 13일 여론조사에서는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답이 50%로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32%)보다 많았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새 총리 후보군 11명에 관한 보도까지 냈다.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과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선두에 있고,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 장관,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이 뒤를 쫓고 있다. 자비드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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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4 [10:06]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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