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정황 속속 포착…침묵하던 볼턴, 다시 경계 목소리

노종관 | 기사입력 2019/04/18 [11:06]

북러 정상회담 정황 속속 포착…침묵하던 볼턴, 다시 경계 목소리

노종관 | 입력 : 2019/04/18 [11:06]

 

노컷뉴스

 

 


공식적으로 날짜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먼저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진정한 징후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큰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18일 오전 8시 10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서 러시아제 투폴례프-204 여객기 한 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운항할 계획이다.

미국 CNN은 17일(현지시간) 실시간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닷컴'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평양-블라디보스톡 간 항공편은 통상 월요일과 금요일에만 운행했다고 보도했다.

채드 오캐롤 코리아리스크그룹 대표는 CNN에 이번 항공편은 매우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정상회담과 연계된 것이라고 확정짓기에는 이르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아주 예외적인 승객을 수송하기 위한" 관용 항공편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고려항공은 오는 23일에도 평양-블라디보스토크 임시 운항편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져 북러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물자와 인력 수송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본의 후지뉴스네트워크는 전날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 부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블라디보스토크 역 주변을 시찰하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김창선 부장은 김 위원장의 의전을 총괄하는 인물로 두차례 열린 북미 정상회담 전에도 회담 개최지를 사전 방문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 일간 이즈베티야는 러시아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오는 26일과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전, 블라디보스톡에 들러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의 한 개 동이 폐쇄됐고, 이것이 회담 준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북러 정상회담이 다음주 쯤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릴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안전 장치를 찾으려는 북한, 그리고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북러 정상회담이 "미국과 중국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낼 기회"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한동안 침묵을 지켰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진정한 합의를 얻을 수 있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면서도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진정한 징후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를 향한 진전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그렇게(진전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또 "한국 정부와 긴밀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매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일괄타결 방침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응해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외교적 지원과 은밀한 제재 완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유엔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북러 정상회담은 상징성이나 덕담에 비중이 실리겠지만 구체적 성과의 비중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해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것(북러 정상회담)은 유용하고 흥미로운 부속행사 정도일 뿐 주요 정책이 만들어지는 곳은 아니다"라면서 "주요 정책은 지금 평양과 워싱턴에서만 만들어진다. 심지어 베이징도 기본적으로 밀려나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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