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군부 앞에서 건재 과시… 미ㆍ러는 논의 재개

노종관 | 기사입력 2019/05/03 [10:09]

마두로, 군부 앞에서 건재 과시… 미ㆍ러는 논의 재개

노종관 | 입력 : 2019/05/03 [10:09]

 

한국일보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일 카라카스 군부대에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왼쪽) 국방장관 등 군부 핵심인사들과 함께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카라카스=AP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부 고위 지휘부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다. 최근 이틀 간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주도한 군사 봉기가 실패로 끝났으며 군부가 아직 본인 통제 아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다음주 직접 만나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할 계획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포르트 티우나 군사기지에 방문해 군에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들을 무장해제 시키기 위한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에는 워싱턴의 달러에 자신을 판 반역자들의 쿠데타 시도를 물리치고 전례 없이 단합한 군대가 있다고 역사와 세계에 말할 때가 왔다"면서 군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군 병력 4,500명이 참석했다. 또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 레미히오 세바요스 군작전사령관 등 군 고위급 인사가 마두로 대통령 양 옆을 지켰다. 이 모습은 국영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군 수뇌부가 본인에게 충성하고 있음을 전국민에게 과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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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 유력 정치인인 레오폴도 로페스가 2일 카라카스 스페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카라카스

 


이날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야권의 유력 정치인 레오폴도 로페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마두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로페스는 반정부 시위 조장 혐의로 2015년 14년 형을 선고 받은 뒤 가택연금에 처해있었지만, 군사 봉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돌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은신처인 카라카스의 스페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나와 만난 군 장성들은 마두로 축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한편 과이도 의장의 이번 군사 봉기가 실패로 돌아간 것은 사전에 정보가 누설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권은 1일을 군사 봉기 시점으로 잡고 사전에 군 수뇌부를 상대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29일 관련 정보가 누설됐다는 전언에 따라 30일 서둘러 거사 시점을 앞당겼다. 이 과정에서 파드리노 장관, 마이켈 코레노 대법원장 등과의 비밀 협상은 결렬됐으며, 구체적인 결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WSJ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AP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미 고위 관리는 두 장관이 6, 7일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열리는 제 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분명히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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