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오늘 '운명의 날'… 구속 여부 가를 쟁점은

이순표 | 기사입력 2019/05/14 [07:01]

승리 오늘 '운명의 날'… 구속 여부 가를 쟁점은

이순표 | 입력 : 2019/05/14 [07:01]

3가지 범죄 혐의로 영장… 승리 본인 성매수 혐의도 포함

경찰 "명확히 드러난 혐의만 영장 신청… 입증할 증거 충분"

한편으론 "구속 여부 장담 못한다" 우려도

 

노컷뉴스

그룹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성접대와 성매수,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가 14일 밤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승리와 유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연다. 심문이 끝나면 승리는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대기하게 된다. 

앞서 경찰은 승리에 대해 성접대와 횡령, 불법촬영물 유포,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종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다음 날 검찰도 이를 법원에 청구했다. 

지난 3월 10일 승리가 처음으로 입건된 뒤 약 2개월만이다. 

◇ 승리 본인 성매수 혐의 포함… 3가지 혐의로 영장 신청 

경찰은 승리와 유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성매매처벌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의 3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파티와 같은 해 외국인 투자자 접대 자리, 그리고 2년 뒤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여기에 더해 경찰은 지난 2015년 승리 본인도 직접 개인적으로 성매수를 했다는 혐의점을 포착해 영장에 적시했다. 

이밖에도 두 사람이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의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도 범죄 사실에 포함됐다. 

다만 경찰은 승리와 유씨의 구속 여부와는 관계없이 보강 수사를 거쳐 횡령 관련 수사를 곧 마무리하고, 이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또 두 사람이 2016년 공동으로 세운 술집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세금을 덜 낸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도 포함됐다. 

이밖에 경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30) 등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과의 유착 의혹,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윤 총경과의 유착 관련 수사를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증거인멸' 가능성 인정될까… '혐의의 중대성'도 다툼의 여지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언론과 국민들이 수사가 미흡하다고 보는 시각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는 유착이 생기지 않도록 종합 대책을 마련해 공직 기강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곧, 경찰도 버닝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승리의 구속 여부는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평가로 여겨지기 때문에, 경찰은 더욱 긴장하며 혐의 입증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수시로 경찰에 불려와 조사를 받았던 승리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반면, 유씨는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피의자 심문에서 승리의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된다면 구속될 가능성은 커진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승리가 경찰에 십수번씩 출석해 조사를 받은 만큼, 도주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영장 발부를 엄격하게 결정하는 추세 속에서 구속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성매매 알선 혐의는 징역 3년 이하로 형량이 적다"며 "최근 추세로 봤을 때, 만약 승리가 경찰 수사에서와 달리 법정에서 혐의를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걱정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7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일어난 미성년자 출입 사건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점을 수상히 여겨 최근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관 2명에게 사건 무마를 청탁한 혐의로 브로커 배모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배씨는 체포될 당시엔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선 "범죄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증거가 수집되어 있으며 동종 죄질의 전과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도주 우려가 없다고 하더라도 혐의에 대한 입장 그 자체 또는 입장을 번복하는 것이 증거인멸 우려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이를 조금 더 중요하게 본다면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며 구속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나온다. 

범죄 혐의의 중대성 또한, 한 가지의 행위에 여러 법률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 모두 각각의 행위에 다른 법률이 적용됐기 때문에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고 해서 중대성이 낮다고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일단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정황·우려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소명한다는 상황이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능범죄수사대는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범죄사실과 증거 등에 대한 내용으로만 300페이지가 넘는 서류를 검찰에 보냈다. 

서울청 수사 관계자도 지난 9일 "혐의가 명확히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만 영장을 신청할 때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고, 구속 수사가 왜 필요한지도 상세히 기술했다"며 "승리가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입증할 증거는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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