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맥아더 동상 찾은 황교안 “문 대통령, 김정은의 대변인 짓”

서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19/05/22 [08:34]

인천 맥아더 동상 찾은 황교안 “문 대통령, 김정은의 대변인 짓”

서정태 기자 | 입력 : 2019/05/22 [08:34]

 

논란 일자 “그렇게 안 해”

청와대 “말, 그 사람 품격”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맥아더 장군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북한의) 대변인 짓”이란 표현을 써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는 나중에 발언을 부정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을 찾아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에 헌화한 뒤 “이 정부가 저희들을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아닌가. 세계에서 가장 악한 세습 독재자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해달라.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손으로 지지자들을 가리키며) 지금 대변인 짓이라고 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이게 말이 되나. 황당해서 제가 대꾸를 안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지만, 대통령을 향해 ‘대변인 짓’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인천 남동공단 중소기업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엔 기자들이 표현을 확인하자 “대변인 짓이라고? 내가? 그렇게는 안 했다”며 부인했다.

청와대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후 황 대표 발언에 대해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가르는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 말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 대운동장에서 열린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체육대회에 참석, “한국당이 우리를 보고 독재세력이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당은 논란이 확산되자 “대변인 짓이라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대중정치인 황교안의 한계가 확인됐다는 말도 나온다. 황 대표가 이날로 15일째인 장외 투쟁 중 공안검사·개신교 전도사 특유의 편협한 시각을 드러낸 와중에 색깔론 섞인 막말을 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세종시 학부모 간담회에선 ‘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한다.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도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미화했던 강정구 교수를 기소할 때 많은 환란을 받았다”며 공안통 경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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