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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치킨·마라떡볶이… 마라에 빠진 대한민국 [
 
이은경   기사입력  2019/06/24 [09:57]

 

간장 소스에 계란 동동∼ / 중국인 대표 간식 ‘차단’ / “못생겨도 맛 끝내줘요”

세계일보

 

짜장면, 짬뽕, 탕수육, 군만두. 한국 음식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먹는 음식을 꼽는다면 두말없이 바로 중식일 것이다. 심지어 중국에는 없는 한국식 중화요리들의 발전도 눈에 띈다. 한국에 온 화교들이 본토의 중국요리를 바탕으로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또, 음식 배달 서비스의 시작은 중국 음식이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 외식업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예전에는 중국 현지 음식을 먹기 위해서 인천 차이나타운이나 안산 다문화거리 같은 곳을 찾아가야 했지만, 이제는 어디를 가도 중국 현지에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안젤라의 푸드트립 스물일곱번째 여행은 한국 속 중국 음식이다.

#한국 속의 중국, 차이나타운부터 중국 음식 특화거리까지

가장 대표적인 중국 음식 특화거리는 인천 차이나타운. 이곳은 중국 음식과 중국 사람들이 밀집된 곳으로 이 지역에 가면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린다. 대부분의 간판이 중국어로 쓰여 있기 때문에 중국어나 한자를 모르고 가면 ‘문맹 체험’을 하기도 한다. 국내 최초의 짜장면집 공화춘을 비롯한 중국식 하얀 짜장면이 있는 만다복 등 한국 속 중국 음식의 역사가 담겨 있는 식당부터 도삭면, 소룡포, 화덕호떡, 월병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로 꽉 차 있다. 많은 미식가는 중국식 양꼬치를 먹기 위해 건대입구역으로,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다양한 마라 요리와 양고기를 먹으러 대림역을, 중국 식재료를 사러 안산 다문화거리를 찾아가는데 이 지역에 가면 마치 내가 이방인이 된 것처럼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 있어 관광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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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맛있는 중국인들의 대표 간식, 차단

차이나타운이나 중국 음식 거리를 찾아가면 검은색 국물 안에 계란이 동동 떠 있는 장면을 꼭 한번씩 보게 된다. 잘 모르고 보면 검은 국물 때문에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고, 겁이 나서 선뜻 맛을 보기 힘들지만 한번 먹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계란 네다섯개는 해치울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이 요리의 이름은 차단(茶蛋). 찻잎과 간장을 넣어 만든 중국식 계란 요리로 장조림에 들어있는 메추리알과 비슷한 맛이다. 껍질을 까보면 모양이 해괴한 편인데, 적당히 익은 삶은 계란의 껍질을 깬 뒤 찻잎과 간장, 계피 등을 넣어 만든 양념장에 넣어 양념이 계란 안에 스며들게 해서 만든다. 껍질 사이로 검은색 간장 소스가 스며들다 보니 다소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지만, 졸이면 졸일수록 감칠맛이 더욱더 풍부해져 입안에 감기는 맛을 즐기게 된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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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만두와 한국의 만두는 다르다

만두는 밀가루나 메밀가루와 같은 탄수화물로 돼지고기, 두부, 야채 등을 감싸서 먹는 음식인데 이는 ‘싸먹는다’는 인간의 본성을 충족시켜주는 요리 중 하나다.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 인도식 튀김만두 사모사, 스페인 엠파나다 등 만두라는 장르의 음식은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전 세계인이 즐겨먹는다. 그런데 중국에 가서 혹시 이런 경험을 하신 적 있는지. 중국어 중에 만터우라고 있는데, 만두와 비슷하게 들려서 만터우를 달라고 하면, 꽃빵같이 소가 없는 하얀색 빵만 준다. 그 이유는 언어의 차이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만두는 자오츠(餃子)이고, 찐빵 같은 만두는 바오츠(包子)다. 만두와 발음이 비슷한 만터우(饅頭)는 만두가 아니라 소가 없는 찐빵이다. 만두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인신공양을 대신해서 사람 머리 모양처럼 빚어 만든 것이 기원인데 찌거나, 굽거나, 튀기는 등 조리방법과 모양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그중에서 군만두는 중식집의 기본 메뉴라고 할 정도로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집집마다 서로 다른 모양과 맛을 자랑하는 만두는 마치 사람마다 서로 다른 손금과 운명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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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이 얼얼해지는 것을 즐기는 고통스러운 쾌락의 음식, 마라

요즘 중국 음식점에 이 요리가 없으면 섭섭하다. 바로 마라 요리. 마라(麻辣)는 마비시킨다는 뜻의 마(麻)와 맵다는 뜻의 라(辣)가 합쳐진 단어로 화자오, 육두구, 후추, 정향 등을 넣어서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운맛 향신료다. 최근 1~2년 사이에 마라 열풍이 불어 마라샹궈, 마라훠궈, 마라룽샤 등 많은 중식집에서 마라 요리를 만들고 있고 매운 음식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마라 전문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는 떡볶이집에서도 마라 떡볶이 등을 판매하고,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푸드박스나 밀키트가 생겨났으니 마라 열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다. 대체 왜 한국에서 마라가 이토록 인기가 있는지 여러 단체에서 조사를 해왔는데, 근본적으로 한국인들은 매운맛을 좋아하고, 입에 넣자마자 얼얼함이 바로 느껴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쾌락이 있어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한국 음식사에서 중국 음식은 빼놓기 힘들 정도로 우리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 음식 사랑은 어디까지 갈지 기대를 해본다.

정도를 걷는 얼론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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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4 [09:57]  최종편집: ⓒ 정책평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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