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른 동물엔 전염 안돼… 감염 돼지고기 먹어도 無害

김석순 | 기사입력 2019/09/18 [08:19]

사람·다른 동물엔 전염 안돼… 감염 돼지고기 먹어도 無害

김석순 | 입력 : 2019/09/18 [08:19]

 아프리카 돼지열병 첫 발생]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백신·치료제 없는 '돼지 흑사병'

바이러스 오염된 음식물 섭취, 감염된 돼지 분비물 통해 전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구제역 치사율이 가축 연령에 따라 5~ 50%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치명적이다.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한번 발병하면 살처분 말고는 대처 방법이 없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백신이 없지만, 바이러스가 살아남는 기간은 ASF가 훨씬 길다. 동물 사체 내 AI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10일, 냉장에서 23일간 살아남는데 ASF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18개월, 냉장에서 6년이나 존속한다.

조선일보

 


다행인 점은 ASF는 사람을 비롯해 다른 동물에 전염되지 않고,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ASF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음식물을 돼지가 섭취하거나 감염된 돼지 분비물을 통해서만 전염이 된다"며 "돼지들을 계속 살처분하기 때문에 ASF 바이러스가 있는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ASF 바이러스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식품으로 돼지고기와 족발·내장 등 돼지고기 부산물, 돼지를 원료로 해서 만든 순대·만두·햄·소시지 등의 가공식품을 꼽고 있다. 만일 감염된 음식을 돼지가 먹으면 ASF가 발병한다는 것이다.

ASF는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후 동유럽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퍼졌다. 아시아는 ASF 청정 지역이었으나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들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 ASF가 대거 발생했다. 북한도 지난 5월 ASF 발생 사실을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한 바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아시아 8개국(한국 제외)에서 총 6372건의 ASF가 발생했다. 피해 상황도 심각하다. 특히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ASF 발생 이후 돼지 수가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경우 2007~2017년 ASF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최대 2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ASF 발생국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해외에 갔다가 입국할 때 소시지, 육포 등의 돼지고기 가공식품을 신고 없이 반입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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