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3명 "성범죄 피해자도 잘못 있다"
김지훈 기자 | 입력 : 2013/04/16 [17:09]
청소년 10명 중 3명 "성범죄 피해자도 잘못 있다"
- 김지훈 기자 =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성범죄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6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종욱 의원이 발표한 '2012년 구로구 청소년 욕구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3.65%가 청소년 사이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에서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9.7%의 경우 청소년 사이에 일어나는 성범죄에서 피해자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사 25명과 학부모 55명을 대상으로 한 질적조사를 동시에 진행한 결과 부모와 교사의 경우 성범죄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청소년보다 높았다.
조사에 응한 부모의 62.4%가, 교사의 57.0%가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성 교제 대상과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9.5%로 성관계에 대한 인식 또한 개방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많지 않았다. 56.0%의 청소년이 성교육이 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나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33.0%로 조사됐다.
이른바 '왕따' 문제에 대한 비합리적인 인식도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따에 대한 인신과 문제의 원인에 대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6.4%가 '피해자의 잘못으로 기인 된 문제'라고 답했다. 교사 대상 설문 결과 응답자의 20.3%가 피해자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었다.
학교폭력에 노출된 피해자의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무시'가 19.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성인의 도움요청(17.0%)', '아무것도 못함(15.7%)' 순이었다.
특히 또래 관계의 문제로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해 봤다고 답한 비율이 14.4%에 달한 조사 결과와 결부시켜볼 때 왕따에 대한 비합리적인 인식이 피해자의 고착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성인들이 인식하는 청소년의 스트레스 원인과 실체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들이 인식하는 청소년의 스트레스는 학업과 진로 고민에 한정돼 있었으나,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학업(55.9%)과 진로(15.9%), 가족관계(9.4%)와 또래 관계(9.0%) 등으로 다양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 응답자의 52.6%로 절반을 넘었다.
김 의원은 "청소년을 성범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성교육과 성인식 제고 프로그램이 요구된다"며 "더불어 자신의 신체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과 보호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김 의원이 궁동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구로구 관내 중·고등학생 23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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