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파고든 AI스피커…사생활 논란은 걸림돌

서장훈 | 기사입력 2019/10/21 [09:40]

생활 속 파고든 AI스피커…사생활 논란은 걸림돌

서장훈 | 입력 : 2019/10/21 [09:40]

       

헤럴드경제

KT 모델이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 적용된 KT의 인공지능(AI) 호텔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KT]

 


 아리아, 오늘 날씨 어때?”, “지니야, 지니뮤직에서 장범준 노래 틀어줘”

국내에 등장한 지 3년만에 AI 스피커는 예상보다 빠르게 일상에 스들고 있다. 어색하게 호출어를 부르던 것도 잠시, 더 이상 음성으로 서비스를 실행시키는 것이 낯설지 않은 유저들이 많다.

실제로 AI 스피커를 출시한 기업들에 따르면, 이용 횟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이용 연령대 등도 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KT ‘기가지니’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AI 스피커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아티스트는 ‘뽀로로’였고 ‘핑크퐁’이 2위였다. ‘나훈아’, ‘장윤정’, ‘송가인’도 각각 6, 11, 13위에 올랐다.

이는 ‘기가지니’ 이용자의 48%를 3040대가 차지하는 등 비교적 이용자 연령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20대 이용자가 46%인 지니뮤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아이유’, ‘방탄소년단’ 등이 1, 2위였다.

가정 밖에서도 AI 스피커의 활용 증가는 두드러진다. 지난 7월 오픈 1주년을 맞은 KT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투숙객이 AI 스피커를 실행하는 횟수가 하루 평균 30건을 넘어섰다. 음악감상을 가장 많이 즐기며, 객실 당 월 평균 150여곡의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KT는 전국 13곳의 호텔에 AI 스피커를 적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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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 할머니(강북구 번동, 64세)가 SK텔레콤 AI 스피커를 통해 인지능력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네이버도 2년 2개월 전 AI 스피커 첫 출시 당시와 비교해, AI 음성 사용성(쿼리)이 10월 현재 약 15.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017년 8월 첫 번째 스피커 ‘웨이브’를, 같은 해 10월 ‘프렌즈’를 출시한 바 있다. 음악 듣기, 시간/일정 확인 및 알람 설정, 스마트홈 기기 작동, 자유로운 대화 순으로 서비스 이용이 많았다.

AI 스피커의 사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각종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과 함께 키즈 콘텐츠 확충 등 단순 스피커 역할을 넘어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경우 모바일 내비 ‘T맵’에 ‘누구’를 적용한 데 이어, 지난 4월부터 독거어르신을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보급하고 있다. 독거어르신의 말벗이 되어드릴 뿐만 아니라 긴급호출 기능으로 고독사를 방지하고, 최근에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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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 [네이버 제공]

 


전문가들은 AI 스피커 확산과 함께 음성 기반의 다양한 신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디오콘텐츠, 음성광고, 음성기반 전자상거래(보이스커머스) 등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이미 활황이다. 보이스커머스는 이미 KT쇼핑 등 T커머스 업체를 필두로 신세계, 롯데, GS 등 홈쇼핑 기업들도 속속 나서고 있다. OC&C 스트레터지컨설턴트에 따르면, 지난해 20억 달러였던 글로벌 AI 음성쇼핑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까지 속속 출시되며 가능한 서비스의 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의 ‘누구 네모’, KT의 ‘기가지니 테이블TV’, 네이버의 ‘클로바 데스크’ 등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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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지난해 9월 내놓은 카카오미니C [카카오 제공]

 


다만, 사생활 보호와 보안 우려는 AI 스피커가 보완해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최근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AI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녹음,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수집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다는 점, 해킹 등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국회서는 AI 스피커를 통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면 의무적으로 이용자의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DMC미디어는 “AI 스피커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기기로 자리매김 했지만, 아직까지 주사용 기능은 음성명령·안내 위주로 국한돼 향후 기능 확장이 필요하다”며 “AI 스피커를 통한 음성광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 정보 수집에 대한 이용자들의 경계와 우려가 높아진 것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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