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이냐 아니냐···조국의 운명은 정경심에 달렸다
김동수 | 입력 : 2019/10/22 [09:44]
서울대 가짜 인턴증명서 관련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혐의 등
통상 부부 중 1명은 불구속기소
이번엔 둘다 영장 청구 가능성
검찰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남편인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직접 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적용한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이 조 전 장관을 사실상 공범으로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정 교수의 구속 여부에 따라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신병처리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경심 혐의 보면 조국 혐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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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법무부 관계자로부터 가방을 받아들고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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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 일가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 정 교수에게 11개 혐의를 적용해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관련 사실을 언론에 전하며 '부정'보다 어감이 강한 '비리'란 단어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위조사문서행사와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등 다섯 가지 혐의를,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선 자본시장법위반과 업무상횡령 등 네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여기에 컴퓨터 하드 교체와 펀드보고서 약관 관련 증거 은닉 및 위조 혐의도 추가됐다.
정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중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입시 비리에 한해서만 조 전 장관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혐의가 최소 네개에 달한다.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서울대 법대에서 조 전 장관 자녀들에게 발급한 인턴 증명서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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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영장에 나타난 정경심 교수의 혐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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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은닉 및 위조 교사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8월 말 김모 PB가 조 전 장관의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때 조 전 장관이 자택에 함께 머물렀으며 김씨에게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블라인드 조항이 추가된 허위 사모펀드 약관을 자택에서 직접 수령한 것도 조 전 장관 본인이었다.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이 "실제 서울대에서 인턴을 했고 PB에게 전했던 말은 의례적 인사였으며 사모펀드 약관에 대한 수정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자녀들이 발급받은 서울대 인턴증명서와 관련해 실제 인턴 활동 및 관련 내용을 찾기가 어렵고, 증거 은닉 및 위조로 이익을 받은 주체가 조 전 장관 본인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경심 구속 여부 따라 조국 운명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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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주중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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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청장 출신 변호사는 "정 교수에 대한 영장 청구 뒤 조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하는 것이 검찰 수사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정 교수의 구속 여부와 조 전 장관의 신병처리가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조 전 장관은 불구속기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검찰은 부부가 동시에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한 사람이 구속되면 나머지 한 사람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를 해왔다.
반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기각 사유를 분석해 정 교수를 추가 조사하거나 영장 재청구 여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불구속 기소를 결정하면 대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 전 장관 부부를 둘 다 불구속기소 할 경우 검찰 입장에선 사실상 실패한 수사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교수가 구속되더라도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범죄 혐의가 뚜렷하다면 '직진'하는 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스타일"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정무적 판단 없이 조 전 장관 부부 두 사람 모두에 대해 신병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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