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000100]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제약사 간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적 결과물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개방형 혁신을 뜻하는 말로, 신약 연구개발(R&D) 과정 등에서 외부 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 물질을 도입한 뒤 임상을 거쳐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에 렉라자의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를 12억5천500만달러(약 1조7천억원)에 다시 기술 수출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항체 신약 바이오 벤처 기업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HK이노엔[195940],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등 3개 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거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이들 기업은 자가면역질환 항체 'OX40L'과 종양괴사인자(TNF)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 후보 물질 'IMB-101', OX40L만을 타깃으로 하는 단일 항체 물질 'IMB-102' 등 2종을 개발, 미국 신약 개발 기업 네비게이터 메디신과 중국 화동제약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미국 계약 규모는 약 9억4천475만 달러(약 1조3천억원), 중국 계약 규모는 약 3억750만 달러(약 4천억원)다. 한미약품[128940]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학교,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인간의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을 모사한 동물 모델을 개발했다. MASLD는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5가지(과체중 또는 복부비만·혈당 장애·고혈압·높은 중성지방·낮은 HDL 콜레스테롤)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지방간을 말한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인체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적절한 동물 모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들 연구진은 베타세포를 파괴해 당뇨병을 유발한 실험 쥐에 고지방 식이를 유도, 당뇨와 비만을 동반한 MASLD 동물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만들어 혈당을 낮추는 췌장 내 세포다. 셀트리온[068270]은 서울바이오허브와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셀트리온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을 육성·지원하는 사업이다. 메디맵바이오, 아테온바이오, 엔테로바이옴, 에스앤케이테라퓨틱스 등 기업이 대상 기업으로 선발됐다. 국가 기관도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을 위해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을 마련했다.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으로, 대·중견기업은 신사업 진출 기회를 얻고 스타트업은 대·중견기업의 경영 기술을 습득할 기회를 갖는다. 앞서 지난달 헬스케어 스타트업 리솔과 한국에자이가 해당 사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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