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 연구팀, 송아지·젖소 감염 실험…"유방서 H5N1 복제 가능성"
올해 봄부터 미국 내 소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clade 2.3.4.4b)는 호흡기보다는 우유나 착유 과정에서 확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캔자스주립대 위르겐 리히트 교수와 독일 프리드리히-뢰플러연구소 마틴 비어 박사팀은 26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미국 소에서 유행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송아지와 젖소에 감염시킨 뒤 전염성을 조사하는 실험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젖소가 발견되고 젖소와 접촉한 사람도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돼 보건 당국을 긴장시켰다. 이후 미국에서는 H5N1 바이러스가 최소 13개 주에 있는 190개 이상의 젖소 농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체 감염 사례도 추가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의 확산 방식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송아지와 젖소를 현재 미국 소에서 유행하는 H5N1 바이러스에 실험적으로 감염시킨 다음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지, 바이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전염되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송아지 9마리는 입과 코로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젖소는 유선 접종을 통해 감염시킨 다음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과 전염성을 비교했다. 또 젖소 3마리에는 유럽에서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 euDG)를 추가로 접종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송아지는 콧물과 기침 등 가벼운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고 콧속에서 바이러스 어느 정도 복제되는 것이 확인됐으나 바이러스가 함께 사육되는 송아지에게 전염되지는 않았다. 반면에 유선 접종으로 감염된 젖소는 콧물은 나오지 않았으나 급성 괴사성 유방염과 고열을 동반한 급성 유선 감염 증상을 보였다. 또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신체 상태도 심각하게 나빠졌다. 이와 함께 우유 속 바이러스 수치가 급격히 증가했으나 전신 감염이나 코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H5N1 바이러스가 젖소의 유방에서 복제될 가능성이 있으며 호흡기 전파보다는 우유나 착유 과정이 H5N1 바이러스 전파의 중요 경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아직 H5N1의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이는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를 가능케 하는 중요 장벽을 넘지 못했음을 의미하지만, 감염된 동물과 인간의 빈번한 접촉은 그런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에서 H5N1 바이러스가 지속해 복제, 확산하는 것은 물론 다른 포유류로 전파되는 것을 막고 감염된 가축이나 야생 조류 등으로부터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Nature, Juergen Richt et al., 'Bird flu dynamics in cow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063-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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