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기관광공사의 치명적 실책…국제 망신과 천문학적 배상만 남았다논란이 부담스러웠으면, 일찍부터 주최 측과 소통했었어야…공사 관계자 찝찝한 해명까지 ‘설상가상’
지난 30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일대에서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5기 11만 연합 수료식’이 열렸다면? 현장에 참여한 해외 수료생들은 각자의 국가로 돌아갔을 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자국에 널리 전파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기관광공사의 ‘대관 당일 취소’ 결정은 이 기회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일생에 한번뿐인, 그것도 자국에서의 일정을 빼고 자비까지 들여 대한민국 땅을 밟은 해외 수료생들은 한국, 그리고 경기도 행정 기관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경기관광공사의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파주 지역의 위험구역 설정은, 행사가 예정됐던 약 2주일 전인 16일에 이뤄졌고 정말 ‘북한 도발 위협’으로 취소하려 했다면 16일 전후로 주최측 관계자와 소통해 양해를 구하는 것이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행사를 약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서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주축을 이룬 대관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 사유로 취소가 됐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종교 갈등 방지’ 차원이라 이해했겠지만, 여기에 대해서도 경기관광공사는 그대로 넘어갔다.
그리고 ‘북한 도발 위협’을 이유로 대관 당일 취소 결정을 내렸다. 타이밍이 참 석연치 않다. 대관일 하루 전도 아니고 ‘당일’에, 그리고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갔을 것이다. 당연히 상위 기관에서 압박이 있었거나, 아니면 정말 말못할 다른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일 것이다.
당연히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들은 경기관광공사를 찾아갔고, 사장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들은 사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나름대로의 소상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본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들의 반응은 가관이었다. 대북 안전 사유로 취소를 한 것이라면 다른 행사도 취소됐어야 하지 않았냐는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의 질의에 담당 실장은 “내부 대관 규정에 대해 손 볼 계획”이라고 답해 주변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안보 위협이 아니라 종교 행사라서 반대민원으로 취소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종교 단체의 행사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를 반대하는 세력과 그에 굴복(하거나 영합)한 행정 담당자들의 입장까지 겹쳐 대관 당일 취소 결정을 하는 사태로 번진 셈이다.
하지만 그러한 아무 명분 없는 결정의 결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국제적 지탄’이 따라올 것이다. 대한민국의 행정 기관은 몇몇 입김 센 세력이나 단체들의 조종을 받는 곳으로, 전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여기에 ‘천문학적 손해배상’까지 감당해야 할 전망이다. 신천지예수교회 추산으로 이번 임진각 평화누리 수료식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200여억 원에 달한다. 대관 전(前)도 아니고 당일에 일방적으로 취소했으니 법정으로 가면 경기관광공사는 이길 가망성이 전무하다.
명분도 실리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기관광공사의 결정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인 가운데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저작권자 ⓒ 국민정책평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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