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산업통상부와 하노이서 '전자상거래 포럼' 공동주최
신 통관법은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오려는 베트남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현지 진출을 노리는 우리나라 업체들에는 더없이 좋은 적기라고 할 수 있죠." 베트남 해외 직접판매(역직구)몰 동대문24의 예태우 대표는 지난 2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법령 정비, 한국제 선호, 대중국 견제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대문24는 베트남 산업통상부와 함께 오는 27일까지 하노이박물관(Hanoi Museum) 등지에서 진행되는 '2024 베트남 하노이 전자상거래 연결 및 개발 포럼'(ECCDF2024) 행사를 공동주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내년 중 시행 목표로 100달러 이상 해외 직구하는 소비자에게 관세를 매기는 내용의 통관법을 구상 중인 상황에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각오로 기획한 행사다. 예 대표는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VN페이 등을 통한 온라인 결제가 보편화된 만큼 잘만 준비한다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한국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연초부터 최근까지 220억 달러(약 30조7천억원)로 집계돼 작년 동기보다 약 18% 늘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향후 연평균 19% 이상의 성장을 지속, 2030년 시장 규모 630억 달러(약 88조원)에 이르러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 제2의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화장품을 비롯한 한국산 공산품 상당수는 '보따리상'에 의해 베트남에 들어와 인플루언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기반의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Shopee) 등이 초저가 중국산 제품을 쏟아내며 로컬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 대표는 "법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 합법적인 판매·구매의 길을 열어주는 이면에는 '짝퉁' 같은 불법·위해물품에 대한 단속은 물론 세수 확보까지 염두에 둔 계산이 숨어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베트남 정부는 다양한 국가의 상품들이 공정하게 경쟁함으로써 산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예 대표는 귀띔했다. 실제로 베트남 당국은 미등록 상태로 시장을 잠식 중인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에 이달 중 등록하지 않으면 접속을 막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예 대표는 "우리가 유통 경로 간소화,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품질을 유지하고 가격을 낮춘다면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와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동대문24는 화장품·식품 제조업체인 스키너리즘과 손잡고 자체 분유 브랜드 '스카이업'(skyup)을 개발, 연 100만 캔을 다음 달부터 베트남에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다만, 민관이 똘똘 뭉쳐 수출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중국, 베트남 등과 비교해 한국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아쉽다고 예 대표는 토로했다. 동대문24는 나아가 베트남 중견기업인 시스테메틱 펑션스(Systematic Functions)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종합 유통 플랫폼 '코리안베이'를 개발하고 있다. 동대문24가 국제 화물 특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 제품을 서울에서 하노이까지 단 하루 만에 배송하는 '베트남판 쿠팡'에 가까웠다면, '코리안베이'는 여기에 IT를 더한 '베트남판 아마존'을 지향하는 셈이다. 시스테메틱 펑션스는 자동차 정비, 외식, 교육 등 앱을 통해 수집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그는 전했다. 동대문24는 베트남 산업통상부 수출대행사인 비엣파스(Vietfas)와 업무협약을 맺고 베트남 제품의 한국 수출 공식대행사로 양국 간 무역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예 대표는 "베트남 또한 자국 물건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어 한다"며 "좋은 원료를 갖고 있음에도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업체를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지원하는 데 힘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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